[뉴스분석]귀환 김영철 손 흔들며 ‘여유’ 왜?

2018-02-27 2



[리포트]
뉴스분석 오늘의 에디터, 하태원 국제부장입니다. 하 부장, 오늘의 분석 키워드는 뭡니까?

요란했던 김영철의 2박 3일이 마무리 됐습니다. 부산하게 뭔가를 한 것 같은데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김영철은 그렇게 꽁꽁 봉인된 블랙박스를 들고 다시 군사분계선 너머로 사라졌습니다.

[질문1] 문재인 대통령을 매개로 한 2라운드에 걸친 간접대화가 이뤄진 셈인데 결론적으로 외부에 내놓을 만한 결과물은 없었던 셈이군요?

평창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을 계기로 북-미는 치열한 외교전쟁을 펼쳤습니다. 문재인 청와대는 스스로를 '중매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개회식에 펜스부통령이 도착한 것이 8일이고, 폐회식에 참석한 김영철이 귀환한 것이 27일이니 20여일 동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이 펼쳐진 셈입니다.

북-미가 같은 공간에 있었던 날은 나흘이지만 문 대통령이 그토록 원했던 양자대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질문2] 결국 부단한 노력에도 마주 앉지 않은 것은 비핵화에 대한 입장차 탓이라고 봐야 하나요?

김영철의 입에서 과연 비핵화라는 단어가 나왔는지 조차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현격한 입장차가 있다는 것은 여러번 확인됐습니다.

핵포기 의사가 없는 김정은은 미국에게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핵문제를 논의한다면 핵군축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핵폐기에 대한 명확한 의사표명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중매인을 자처한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볼때 화성남 트럼프, 금성녀 김정은인 셈입니다.

[질문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아까 김영철 돌아가는 장면을 천천히 살펴봤습니다만 별 소득없이 돌아가는 사람 치고는 표정이 나쁘지 않던데요?

김영철이 이렇게 과묵한 사람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확신에 찬 모습으로 서울불바다 발언하던 모습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2박 3일 동안 김영철은 언론이 보는 공개된 장소에서는 단 한반도 입을 열지 않았고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에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오늘 경의선출입사무소를 통해 북한으로 돌아가면서 손을 한번 흔든게 다 였는데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배웅나온 천해성 차관과의 면담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돌아가면 맨 먼저 김정은에게 방남성과를 보고해야 할텐데 방남기간 중 대통령은 물론 주요 외교안보당국자를 죄다 만났으니 최소한 풍성한 보고 거리는 가지고 갈 것 같습니다.

[질문4] 국민들의 관심이 컸던 김영철의 방남이었는데 정부의 설명이 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북한과 미국을 마주 앉게하려는 대화 노력이 진행중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지나친 비밀주의로 일관한 것 아닌가 하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26일 안보실장 주최 오찬 때 382자, 오늘 통일부 장관 조찬에 대해 290자 짜리 공식보도자료를 냈는데, 진짜 궁금한 내용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껍데기 자료였습니다.

숨긴다는 의심을 자초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하태원 국제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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